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REVIEW

장류진 작가의 '일의 기쁨과 슬픔' 독서 토론 모임

2020년 2월 8일, 독서 토론 모임 독미모의 첫번째 책

'일의 기쁨과 슬픔' 과 함께 했다.

@합정 스타벅스

 

 

 

 

만나서 이야기하다보면 사진찍는걸 깜빡할때가 많다. 포스팅을 위해 집에서 급하게 찍은 사진 ㅎㅎ

 

 

 

다 읽고 난 소감은 정이현 소설가의 소개말 첫문장과 일치한다.

'장류진의 소설은 정확한 시간에 여기 도착했다.'

사회 생활을 하는 또래의 사람들이 커피 한 잔 하며 주고받는 살아있는 이야기들이 작가의 손을 거쳐 내가 미쳐 몰랐던 감정들까지 이끌어내며 하나의 출판된 책으로 완성되었다. 

 

이 책을 그저 읽기만 했는데도 소설 쓰기 수업을 들은 것 같다.

"생활의 소재를 구성을 가진, 정제된 단어로 풀어내면 그것이 바로 소설입니다."

 

시대와 장소를 초월하는 인간 깊은 곳의 심오한 이야기들도 좋지만 진입장벽이 너무 높아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. (예를 들면 두 도시 이야기 등등..) 이 소설은 그런 단점들을 빠르게 달려 떨쳐낸 뒤 알맞은 시간에 여기 도착했다.

 

 

가장 인상 깊은 단편은 단연코 첫번째 '잘 살겠습니다'이다. 빛나를 보며 내 머릿속에 바로 직장 동료 한 명이 떠올랐다.

그녀는 각자의 몫을 해내야 하는 직장에서, 어린아이 같은 해맑음을 지녔고 때로는 내 감정을 숨길수도 있어야 하는데 일희일비하며 자신의 감정에 너무나 솔직하고 자신의 감정에는 그토록 솔직하면서 다른 사람의 감정에는 너무나 무뎠다. 밉지 않은 관종이 되기엔 그녀는 미운 부분을 너무 많이 가지고 있었다. 핵심은 그 미운 행동들이 전혀 의도되지 않았다는 것이다. 콕 찝어 잘못되었다, 이상하다고 하기에도 애매해서 결국엔 '피하고 말지'가 되어버린다. 그 결과 빛나는 계속해서 어딘가 핀트가 어긋난 듯한 해맑은 생활양식으로 살아가는 것이다.

 

쓰다보니 빛나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이 생각났다.

 

'예의 없는 새끼들 때문에 열받아서 쓴 생활 예절' - 김불꽃'

 

 

갑분책홍보? ㅎㅎㅎㅎㅎㅎㅎㅎ

 

 

 

'일의 기쁨과 슬픔' 은 밑의 발제 부분에서 자세히 쓰려고 한다.

 

'나의 후쿠오카 가이드'를 읽고 나서 후반부에 소름이 쫙 돋으면서 "작가가 남자였어?"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 단편이다. 자세한 이야기는 생략ㅎㅎ

 

'다소 낮음' 은 딱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'재능의 가성비'이다. 

 

'도움의 손길' 은 젊은 세대의 생각과 그에 부딪히는 기성 세대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. 처음엔 잘 맞았는데, 조금씩 핀트가 어긋나기 시작하는 그 지점이 흥미로웠다.

 

'새벽의 방문자들'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할 말이 많았다. 이 소설의 주제와는 별개로 오피스텔에 살았던 적이 있고, 새벽에 누군가가 문을 쳐서 잠에 깬 적이 있으며 그때문에 경찰을 불렀던 개인적인 경험때문이다.  나의 경우 새벽의 1방문자는 술에 만취한 사람이었다. 차라리 술에 취해 정신을 놓았던 편이 더 다행이었을까, 소설의 경우든 나의 경우든 무섭고 끔찍하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. 

 

마지막 '템페레 공항'은 내가 두번째로 마음에 든 단편이다. 마지막 단어를 읽고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찡-한 감정에 눈물이 찔끔 났다. 낯선 사람이 보내준 애정에 대한 고마움과 그 고마움에 보답하지 못했다는 부채감, 그런 것들에서 오는 눈물이었다. 이 소설을 보고 눈물을 흘린 (나같은 ㅎㅎ) 사람들이 있기에 우리의 미래는 밝지 않을까 ㅋㅋㅋㅋ

내가 살기 바빠서 다른 사람을 챙길 여력이 없다고, 그리고 그 결과 내 애정이 무시될 수도 있으니까 사람들은 점점 애정을 표현하는데 인색해진다. 하지만 우리는 항상 누군가에게 좋은 사람이 되길 원하고, 연결되길 원하고, 사랑을 주고 받길 원한다. 그 감정을 툭, 하고 건드려준 마지막 단어가 참 좋았다. 

 

 

 


 

 

 

발제문

 

1. 책을 읽고 난 소감

 

1-1. 책의 특징에 대해 이야기해보자.

 

2. 인상깊었던 구절 및 장면

 

3. 책 내용과 비슷한 실제 상황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나요?

 

현실의 이야기를 많이 따왔다고 한다. 실제로 '일의 기쁨과 슬픔' 단편에서는 현대카드에서 있었던 일을 따왔고, 거기 나오는 어플도 내가 자주 쓰는 당근마켓 어플에서 따왔다. 그런데 이렇게 실제의 이야기를 썼을 때, 그 당사자들과 주변의 사람들이 그걸 읽고 상처를 받게 될 일은 없을까 라는 의견이 나왔다. 생각해볼 문제인 것 같다. 

 

4. 일의 기쁨과 슬픔

 

기쁨은 한계를 뛰어넘을때, 일을 한다는 것 자체 라는 의견이 나왔다. 슬픔은 경력이 쌓일수록 아이디어가 고갈되어간다는 것을 느낄때 라는 의견이 나왔다. 직종이 다르더라도 기쁨과 슬픔은 서로 비슷한 것 같다.

 

5. 일하기 싫을 때 어떤 보상을 취하는 편인가요

 

나 같은 경우는 내가 갈 수 있는 다른 직렬, 혹은 공기업 목록같은 것을 찾아본다. 그리고 아직은 내가 이직할 만큼 이 일이 하기 싫은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고 그럼 다시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. 그 외에는 비행기 결제해놓기, 닭발로 위로하기 등이 있다.
예전에는 술을 많이 먹었지만 나를 갉아먹는다는 느낌이 들어 하지 않고, 자기 계발을 하는 것이 오히려 위로가 된다. 그만두더라도 새롭게 도전할 수 있는 '믿는 구석'이 생기기 때문이다.

 

6. 일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관은?

    (보람 /  사람 / 돈 등..)

 

2019년부터 나에게 중요하게 다가온 가치관은 '성취감'이다. 성취감 속에는 목표, 노력, 인내심, 보상이 다 들어가있다. 그리고 성취감을 함께 맛본 사람들과는 더 높은 결속력이 생기고 돈도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 같다.

 

7. 내가 퇴근 후 시간을 쪼개어 하고 있는 일

 

운동이 세 표 나왔다. 발레, 그리고 수영. 나는 영어공부, 화실 다니기 두 개를 하고 있다. 

 

8. <잘 살겠습니다> 마지막 빛나에 대한 응원이 진짜 응원이었다고 생각하나요? 다른 의견이 있다면 이야기해봅시다.

 

이 질문에서 놀랐던게, 나는 당연히 엄마마음으로 '아휴, 저 언니 잘 살수 있을까 어디 가서 구박받지는 않을까' 의 뉘앙스로 읽었다. 하지만 어떤 친구는 팔짱끼고서 '어디 그래 한번 잘 사나 보자' 로 읽혔다고 하니 신기했고, 이런게 토론의 즐거움이 아닌가 싶다.

 

9. 기타 함께 나누고싶은 이야기